도시는 인간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욕망과 기획을 통해 조직화된 역사적 삶의 양식이다. 도시는 문명사와 출생의 비밀을 공유해온 친숙하고 오랜 공간이자, 언제나 혁신적인 사상과 과학기술, 문화예술로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는 낯설고도 새로운 공간이다. 도시는 세계사적 보편성을 띤 공간이자, 차이와 이질성을 변주하고 있는 다양성의 공간이다. 21세기초, 각양각색의 도시와 지역 담론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전지구적 도시화의 시대에 우리 사회는 도시의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할 역사적 지혜와 인문적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해외 학계의 도시사 연구 성과를 비판적으로 수용해 우리의 역사적 경험 속에 녹아내면서, 한국과 동아시아, 나아가 전세계적 차원에서 도시와 관련된 창의적 지식 패러다임의 생성과 소통에 이바지할 도시사학회를 출범시키고자 한다.
도시사학회는 도시적 삶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할 수 있는 학문적 거울이 되고자 한다. 학회는 인류사 전반을 아우르는 보편사의 망원경적 통찰력과 지방도시 골목 한 귀퉁이에 놓인 낡은 주춧돌 하나 놓치지 않는 현미경적 섬세함을 겸비한 학문 활동을 추구한다. 학회는 아직껏 충실한 근대의 자화상을 갖고 있지 못한 우리 학계에 의미 있는 지적 자극과 폭넓은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더 나아가 학회는 대학의 아카데미즘에 안주하지 않고, 위로부터의 실용주의 일변도의 정책 논리를 비판하고 아래로부터의 참여와 연대성에 기초한 대안적 도시문화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실천적 학문 활동에 힘쓸 것이다.
도시사학회는 도시의 유행과 부박함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도시의 끊임없는 창조성과 역동성을 닮아갈 것이다. 학회는 한국의 도시가 안고 있는 무수한 사회적 문제들과의 접점 속에서 한국사·동양사·서양사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적이고 비교사적인 토론장이 될 것이다. 또한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및 공학, 예술학 분야의 학문 장벽을 넘어서는 횡단성과 개방성을 지향하고, 학계 외부의 다양한 요구와 논의를 받아들여 학문적 영역을 살찌우는 순발력과 유연성을 미덕으로 삼을 것이다.
도시사 연구는 인간의 역사적 숨결이 남아있는 모든 시공간을 연구의 터전으로 삼는다. 그 영역은 과거와 현재, 자연과 문명, 분석과 상상의 경계를 넘어 인문사회과학의 관련된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인류의 존재조건에 대한 보편적인 학문적 통찰의 노력이자, 도시의 미래상에 대한 실천적 모색의 시도로서, 도시사학회는 한국 인문사회과학계에 새로운 학문적 실천의 주체이자 소통의 열린 장이 되고자 하는 열정과 희망을 품고서 그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다. 인간과 사회, 역사와 문명,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을 망라하는 도시연구에 관심을 가진 많은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호소한다.
2008년 9월 27일
도시사학회 창립준비위원회 및 창립 발기인 일동
도시사학회 창립발기인
고석규, 고정휴, 고동환, 김백영, 김수진, 김윤희, 김일수, 박세훈, 박은숙, 박찬승, 신용옥, 안창모, 오영교, 왕현종, 우동선, 유승희, 임종명, 이기봉, 이 욱, 이헌주, 장규식,
전우용, 정재정, 정태헌, 조성을, 지수걸, 하원호, 한철호, 허영란, 허 은
강경락, 김승욱, 김태승, 김형열, 김희교, 김희신, 박기수, 박상수, 박삼헌, 박진우, 박진한, 방광석, 백승욱, 윤병남, 윤은자, 이계황, 이동진, 이무용, 이병인, 이승준, 임상범,
송완범, 신규환, 전인갑, 정순모
강일휴, 곽차섭, 김경현, 김기봉, 김덕호, 김연진, 김응종, 남종국, 문수현, 문지영, 민경현, 민유기, 박 단, 박용진, 박진빈, 박찬영, 박현숙, 박흥식, 배영수, 설혜심, 성백용,
안상준, 염운옥, 유희수, 이대헌, 이병련, 이영석, 전진성, 정현백, 조승래, 주경철, 최용찬, 차용구, 황혜성